센터이야기

신길중학교 UCC마을기자단 이야기
  • person HappyAnsan
  • schedule 201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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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중학교 UCC마을기자단을 진행해주신 송보림작가님의 교육일기 입니다^^

 

2012년 7월 23일 (월)
 
 이야기를 만드는 핵심에 대해 알아보고,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배운 것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아보았다. 특정한 공간에 특정한 인물을 상상하고, 주인공이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 이야기가 다양하게 결정되는 것을 확인했다. 국제청소년영상제에서 수상한 4분짜리 단편영화를 보면서, 버스정류장에서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이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학생들에게 포스트잇을 나눠주고, 각자 공간 하나씩을 정해서, 생각나는 이야기의 키워드를 적어서 칠판에 붙였다. 같은 공간이 나온 학생들을 한 조로 묶거나 의견을 조율해서, 총 5조를 편성했다. 각 조별로 전지 한 장씩을 주고, 자유롭게 생각나는 의견을 낙서하듯 적으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큰 전지에 편안하게 낙서를 해서 시놉을 생각해 내는 과정이 개인 종이를 나눠주는 방법보다 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대충 정한 조는 콘티종이를 나눠주어, 장면과 공간 인물 사건을 결정하게 하고, 조별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눴다. 조별로 연출, 조연출, 촬영, 메이킹촬영, 연기로 각자 맡은 역할을 정했다. 나중에는 이야기가 바뀐 팀들이 있었는데, 첫시간에는 공원팀, 은행팀, 옥상팀, 운동장팀 등으로 결정되었다.


돌아보니 조배정이 어떻게 되는지도 중요한 거 같다. 보통 친한아이들끼리 하고싶어하는데, 오히려 남녀를 적당히 섞어놓는 배정이 수업에 긴장감도 주고, 연기할 때도 여러 면에서 이용하기 좋은 거 같다. 특히 중학생의 경우 누나들과 남동생으로 팀을 짤 경우, 연출은 꼼꼼한 여학생들이하고 연기는 까불까불하는 남학생들이 해서 역할분담이 잘되는 것 같다.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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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혜선생님의 마을만들기 전반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포스트잇과 단어 만들기, 영화와 인물 예시를 통해서 소극적인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뭔가를 만들어가는 계기를 주었다. ‘마을만들기’의 개념에 대해서 쉽고 부담스럽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방학식이 시작되고, 첫날 왔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고, 새롭게 참여한 아이들이 보이는 등, 학생수의 변동이 UCC수업의 난관이 될 거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2년전부터 봐왔던 세휘와 가영, 성민을 보니 반가웠다. 세휘와 가영이 그날 처음 참석해서, 역시 처음 온 2학년 남자아이들 3명과 한 팀을 만들었다. 교장선생님의 부탁으로 세휘네팀은 꿈이야기를 주제로 한 유씨씨 공모전에 낼 영상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모여서, 만화가의 꿈을 키우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급하게 만들었다. 다른 팀들은 어제 만든 이야기를 어떻게 장면화할지 생각해보고, 내일 촬영 준비를 위해서, 소품과 장소섭외 연기 캐스팅 등을 시작했다. 내일 촬영실습을 위해서, 좋은 화면구도에 대해서 배우고, 편집을 위해서 촬영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웠다. 촬영실습 때 꼭 지켜야 하는 원칙들을 숙지하고, 카메라를 조별로 한 대씩 나눠주고, 간단하게 카메라 사용법을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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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촬영실습을 1시간 정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계속 딜레이 되어서, 내일부터 촬영실습에 들어가기로 했다. 역시 카메라를 만져보고, 조금이라도 찍어보는 과정에 제일 집중도가 높은 거 같다. 일찍 카메라를 학생들에게 만지게 해주고, 서로의 얼굴을 찍어보는 것같은 간단한 촬영을 둘찍 짝지어서 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거 같다.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본격적으로 촬영실습이 있는 날이었다. 일단 다같이 모여서, 각 조에서 오늘 찍을 장소와 이야기를 간단하게 발표시키고, 마감시간을 정했다. 간식을 따로 사지않고, 각 조별로 1만원씩을 지급해서, 촬영 중간 휴식시간에 간식이나 음료수를 사먹도록 했다.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좋은 선택이었다. 간식비로 소품으로 쓸 물품을 구입하는 팀도 있어서, 유용했던것 같다. 공원팀은 신길동에 있는 공원으로 가고, 은행털이팀은 다같이 연기를 못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결국 장르를 다큐멘터리로 급선회하기로 했다. 일단 동네분들과 유치원을 다니면서 꿈에 대한 인터뷰를 따보고, 편집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소시지와 계란두개팀은 아파트 촬영이 있어서, 학생 한명의 집과 경비아저씨를 섭외했다. 만화가팀은 교실과 학교주변 만화방에서 촬영을 했다. 정욱이가 연기에 의욕적으로 참여했고, 다른 친구들도 자기 역활을 충실히 수행했다. 대사를 정해주지 않아도 즉석에서 대사를 넣고, 행동도 창의적으로 만들어 연기했다. 역시 보조강사들과 함께 촬영을 하니까, 대충대충 하고 끝내려고 하지않고, 성의를 보이는 모습이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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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이네팀에 현섭이와 현빈, 은성이 늦게왔다. 첫날 시놉을 짜놓은 게 있어서, 현섭의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촬영을 하기로 했다. 일진에게 자주 돈을 뺐기는 학생과 그의 친구의 관한 얘기인데, 주로 학교에서 촬영했다.
역시 가장 의욕있고, 재미있는 시간이 구체적으로 영화장면을 찍는 촬영실습시간인 거 같다. 나중에 보니까 편집을 하고나서, 추가 촬영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 시간이 좀 있다면, 촬영을 짧게 해보고 미리 편집경험을 해보면, 촬영 실습때 되도록 빠진 것 없이 촬영을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편집시간을 여유있고, 길게 잡아서 추가촬영을 하면서, 편집을 끝내는 것도 방법인 듯 싶다.


엑스트라가 필요한 부분이 꽤 있는데, 각 조들 간에도 서로 협조해서 그룹신 같은 것들을 찍을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는 것도 좋을 거 같다.

 


2012년 7월 26일(목요일)

 

 컴퓨터실에 모여서 촬영한 소스를 가지고, 편집을 하는 날이다. 보통 이 날이 가장 힘들고 진이 빠지는 날이다. 일단 컴퓨터실에 모이면, 청소년들은 게임을 하거나, 웹툰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그걸 제재하기가 쉽지않다. 학교 컴퓨터의 경우 헤드셋으로 밖에 소리를 듣지 못해서, 조별로 편집에 집중하기가 쉽지않다. 딱 한명만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영상 하나는 무조건 한 명밖에 편집을 못하게 된다. 또, 학교 컴퓨터는 대부분 통합코덱과 동영상 프로그램, 인코더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아서, 일단 시작도 하기전에 4개정도 되는 프로그램을 깔아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보안장치를 해놓아서 컴퓨터가 꺼졌을 경우에는 그 전에 하드에 저장해 놓은 파일이 다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USB가 한 조에 1개
씩 꼭 필요하다. 이점도 유념하고, 시간계산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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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팀 세휘는 프로그램 다운받다 지쳐서, 결국 영상소스 싸들고 집에 가서 해오겠다고 포기하고 말았다.
이번 교육때는 보조강사분들이 쓰는 편집 노트북을 3개 가지고 와서, 그나마 그 시간에 편집을 3개이상은 끝낼 수 있었다.
컴퓨터실이 있으면 컴퓨터는 구할 수 있지만, 교육의 집중도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요즘은 학생들도 개인 노트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거 같다. 만약 노트북을 구할 수 있다면, 힘들어도 노트북을 여러대 이용해서, 학교교실에서 편집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

 

보통 편집실습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날 끝내는 것이 좋다. 처음 계획때부터 시간을 길게 잡고, 간단한 식사와 간식도 먹으면서, 여유있게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추가촬영도 많이 하는 편이다. 보통 편집 담당하는 사람은 진이 빠지게 마련인데, 두명정도 같이 협의해서 편집을 맡고, 다른 팀원들도 다양하게 뭔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포스터를 만든다든지, 사진을 이용해서 메이킹 영상을 만드는 등, 창의적인 결과물을 생각해보자.

 


2012년 7월 27일 (금요일)

 

 아이들은 10시에 모여서, 시사회 준비를 하기로 하고, 11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사회를 시작하기로 했다. 각 조별로 만든 포스터를 뒷면에 붙이고, 학생들에게 미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유도할 수 있도록 질문지를 나눠 주어 기억나는 에피소드, 가장 힘들었던 장면 등을 받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이용하기로 했다. 자리배치를 상의 하면서 계속 바꿨다. 청소년들이 소극적인 편이어서, 자리는 스크린을 중심으로 둥글게 앉는 것이 가장 좋은 거 같다. 다들 얼굴을 보고, 굳이 일어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유도할 수 있는 자리배치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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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가팀 세휘가 그날아침까지 편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필요한 부분을 추가촬영하고, 성민이를 섭외해서 나레이션 녹음까지 했다. 정말 될까 싶었는데, 시사회 하기 직전에 딱 영상을 완성시켰다. 이날 좋은 영상을 뽑아서, 작품상, 인기상, 연기상, 편집상으로 나눠서 시상을 하기로 했다. 만화가팀 ‘눈깜박할사이’영상이 포스터에 붙이는 스티커수로 결정되는 인기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선생님들이 뽑는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에, 작품상은 그 다음으로 스티커수가 많은 공원팀의 ‘프렌드쉽’영상이 받게 되었다. 평소 조원들의 성실한 태도가 선생님들의 마음을 쏠리게 했을 거라 판단된다. 연기상은 누구나 인정하던 유력한 후보 정욱이가 당연하다는 듯 수상했고, 편집 실습때, 김밥도 안먹고 수업시간이 끝나고 1시간 이상 남아서 투혼을 발휘했던 진솔이에게 특별히 편집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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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교육과정과 영상만드는 과정은 힘들고 지치지만, 결과물을 보는 순간만은 뿌듯하다. 학생들이 더 참석해서 열심히 해주었으며 하는 마음이 있지만, 돌아보면 그 나이는 그럴만한 나이가 아닌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촬영시간은 나름 다들 모여서 열심히 해보지만, 역시 편집할 때는 서로 미루거나 한명한테 맡기고 나몰라라 하는 경향이 많다. 어떻게든 결과물을 만드려면 최소한 한 조에 1명 정도는 편집에 관심이 있고, 하고싶어하는 친구가 있어야 하는 거 같다. 조구성 할 때부터 편집을 꼭 해보고 싶은 아이를 중심으로 조배정을 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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