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이야기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1일차] 힐링의 순간들,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다
  • person HappyAnsan
  • schedule 2015-09-25
  • search 645

지난 9월 10일, 11일 이틀 동안 주민 분들과 다녀온 2015 서울마을박람회 및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에 참여해주신 마을활동가 두 분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주민 분들에게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니 준비한 지원센터의 어깨가 으쓱, 뿌듯하네요. 함께 한 저 역시 많은 은혜(?)를 받고 돌아온 시간이었습니다. 생생한 그 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2015 서울마울박람회 &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

‘마을을 잇다 세상을 짓다’ 1일차

 

<힐링의 순간들, 새롭게 시작할 용기를 얻다>

2015.9.10.

 

작년 마을활동 후, 실패의 쓴맛을 음미하며 자괴감에 빠져서 우물쭈물하며 나서길 꺼려하고 있었지만, 어떤 조그만 희망이 보이면 달려들고 싶은 마음을 어쩔 수 없는 걸까?

나를 내세우지 않는, 한참 뒤에서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마을지원센터에서 만들어준 ‘수평토론 공감도우미 양성과정’ 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교육은 내게 필요했던 들어주기와 수평토론은 물론이거니와 각 마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을 수평토론 형식으로 나누고 공감하면서 치유와 희망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강의 다음 날 바로 있는 전국대회여서 수업에 참여했던 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은 마음에 일정을 변경해 동행했다.

 

오전 10시 30분, 출발!

상록수역에서 내리니 반기는 이근미 선생님, 그리고 속속 등장하시는 낯익은 선생님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작은 버스를 타고 성지로 출발~

 

하루의 시작, 성미산 마을

성미산마을여행을 기점으로 일정이 시작되었다. 점심시간부터 서너시간 동안 마을의 곳곳을 다니며 들었던 단상들을 이 글에서 공유하고 싶다.

 

성미산 밥상

모임이 잦으면 ‘여기저기 떠돌지 말고 우리의 밥집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기 마련. 건강한 유기농 밥상이 차려지기 전, 흘깃 주방을 보니 잘 돌아가는 듯 보이고 조금은 비싼 가격이지만 가게엔 손님들이 많이 드나들고 있었다. 비결이 뭘까? 궁금해 하면서 안산에서 시도되었던 ‘밥심’이 생각났다. 우리 동네에서는 교통이 불편해 자주 이용할 수 없어 안타까웠던 곳. 처음 밥심의 위치 선정에 고심이 많았던 걸로 아는데 그분들은 자신들이 쉽게 이용하고 임대료가 적은 곳으로 선정을 했고 결국 문을 닫아야했던 아픈 현실. 회원들의 이용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야만 운영이 가능하고 그래야만 메뉴와 맛, 서비스에 신경 쓸 여력이 생긴다. 결국 회원들이 만들었어도 모든 주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 작은나무, 점심 후 커피는 필수! 그리고 거기서 만난 현실

같이 간 선생님들과 한낮에 음료와 웃음을 나누는 공간은 모순과 갈등의 현재이다.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인 젠트리피케이션, 동네가 뜨면 세입자와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곳. 더 작은 다른 세입자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건물주에게 피해를 받는 모순의 현주소.

‘작은나무’ 지키기 마을주민 모임은 “마을만들기를 열심히, 잘 할수록 마을에서 쫓겨날 위험이 커지는데 왜 이런 바보 같은 사업을 예산을 들여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현실을 잘 말해주는 듯해 씁쓸했다.

150910_1 작은나무.jpg

 

150910_2 작은나무.jpg

 

 

나루, 동네마다 있으면 좋을 회의실과 마을극장

사슴님께서 작년보다 노련하게 성미산마을의 역사를 설명해 주신다. 쉬운 일은 없어! 그러나 누군가 시작하면 이뤄진다. 그들의 노고가 아름답다. 작년에 만났을 때도 걱정이 되는 극장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주민들의 모습이 대단하고, 그 열의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언제쯤 예술과 문화의 뿌리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고 굳건하게 자리해서 함께 즐길 수 있을까?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150910_3 나루.JPG

 

개똥이네 책 놀이터, 꿈의 열린 공간

작년에는 아이들이 편히 눕거나 기대어 앉아 책을 보는 모습이 매우 부러웠는데 이번에는 동네 아줌마들이 책방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이 부러워 보였다. 누구나 전시할 수 있는 작은 전시장과 쉽게 책을 접하고 살 수 있는 책방에서 동네 사람들과 커피도 마시며 수다를 떨 수도 있고 아이들은 맘껏 편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라니...... 역시나 운영의 어려움이 있지만 부러운 공간이다.

150910_5 책놀이터.jpg

 

150910_4 책놀이터.jpg

 

성미산 학교, 독특한 교육프로그램

나 거길 다니고 싶다~!!!

 

성미산 공동주택, ‘소통이있어 행복한 주택’

소행주 1호, 2호, 3호, 4호 그리고 1인가구인 독립생활자들의 공간까지. 세련되고 깨끗한 외관은 좋아보였다. 되살아나는 마을의 의미가 또 다른 이들에는 소외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150910_6 소행주.jpg

 

그 외

성미산마을은 성지답게 공동체가 여러 개가 더 있으며 지금도 마을은 진행 중이다. 건물주들과의 문제에도 봉착해 있지만 그들의 마을공동체가 그들만의 것이 아닌 더 낮게 내려가 더 낮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이 되기를 바래보았다.

 

마을을 잇다 세상을 짓다

마을여행 후 마을만들기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는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로 이동했다.

 

혁신파크, 다 모였다!!

전시된 마을이야기들을 보니 여기저기서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맞대며 일궈낸 열정의 소리가 들린다. 어떤 누군가가 어떤 곳에서 모두를 위한 열정을 사르고 있는 현장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한편으로는 비슷한 패턴들이 보이기도 했는데 주민들의 요구가 비슷하기 때문일까? 아님 진행하는 사람들의 그림이 비슷해서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혁신적인 생각들이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지역특색에 맞는 마을사업들은 신선하게 다가와 지역에 맞는 일들을 좀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20150910_8 마을박람회.jpg

 

기획컨퍼런스, 마을선언의 장

우리와 함께 수평공감도우미 교육을 받았던 선생님 한 분이 이끔이로 참여해 더 뿌듯했던 토론 후 발표의 장. 직접 참여하지는 못해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궁금하다.

 

저녁, 웃음으로 다가오는 마을식구들

치킨과 맥주, 그리고 지리산 산삼!! 건강하게 힘 불끈 솟아내서 오래오래 마을 활동하라는?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새 선생님들이 식구처럼 느껴졌다.

 

하소연대회, 아픔 없는 꽃 어디 있으랴!!

주민간의, 기관들간에, 주민과 기간들 간의 온갖 갈등이 공감의 웃음으로 승화된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장님의 하소연에 모든 마음이 울컥했다. 부디 돌아가셔도 힘내시구 힘내세요!! 이장님~~

20150910_10 하소연대회.JPG

 

어울림 마당, 허물어지는 장벽

행사가 끝나고 준비해주신 풍성한 음식과 대부도 그랑꼬또와인으로 마음의 장벽들이 스르르 힘없이 무너져 내린다.

“그래요~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고 싶었다고요. 다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들이잖아요~~~”

20150910_11 어울림마당.JPG

 

우리 안산, 이제 힘 좀 내볼까~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 마을에 대한 고민, 공동체에 대한 고민, 사람에 대한 고민...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지만 나름의 성실한 길을 마련하고 싶었었다. 수평공감도우미 교육과 교육을 통해 교감을 형성하게 된 마을활동가 분들에게는 휴식과 치유를 받았고, 마을만들기전국대회에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운을 좀 얻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도전이란 결코, 누구를 위한 도전이 아닌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성실한 걸음이다.

 

 

By 성포동, 성기화

총 게시물 : 7